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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담

[괴담] 쇠파리


누나가 자살했다.

무척이나 소름끼치는 일이다.

 

불치병이라고 해야 될 것이다,

그야말로 괴질이라고 부르는 게 더 좋을 병 때문에 고생했었다.

 

난 박사도 의사도 아니기에, 상세하게 적을 수는 없다.

하지만 상당히 알려지지 않은 병이라는 것만은 안다.

 

일상생활이 가능은 하지만 완치는 꿈도 못 꾸고.

특히나 외적인 측면에서, 다른 사람들이 소스라치게 놀라서 접근을 꺼려하는 병이었다.

의사마저 접근을 거부했으니 말 다한 것이다.

 

가족인 나마저도 접근을 꺼렸다.

 

 

 누나는 우울증에 걸려 술과 본드에 빠져 살다가, 이 세상에 더 이상 존재하고 싶지 않다는 유서와 함께 자살했다.

 

 

우리 고향에서는 장례식날 내려오는 전설이 하나 있다.

죽은 사람이 파리의 몸을 빌려, 장례식 자리에 나타난다는 것이다.

 

 

 

고향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유명한 이야기다.

장례식 자리, 목사의 낭송이 끝나고 상주의 인사가 시작됐다.

 

 

그러던 중, 커다란 쇠파리가 나타났다.

사람 손가락 만큼 컸기에 깜짝 놀랐지만, 누나가 마지막으로 가족들에게 인사 하러 온 걸까 싶어 이내 침울해졌다.

 

 

 

하지만 다음 순간.

 

 

 나의 어머니가 천천히 움직여, 맨손으로 파리를 잡았다.

그리고 그대로 으스러트려 죽여버렸다.

 

그 때 어머니가 짓고 있던 통쾌한 얼굴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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